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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자료]/등반지도

[거창] 박유산(朴儒山,712m)

[거창] 박유산(朴儒山,712m) 

 

박유산(朴儒山,712m) 은 경상남도 거창군의 가조면 동례리와 남하면 지산리 사이에 위치한 산이다. 산 동쪽으로 가천천이 남류하며, 서쪽에서지산천·대곡천 등이 발원한다. 북쪽의보해산,금귀산등에서 산줄기가 이어진다. 여지도서(거창)"박유산(朴儒山,712m)은 가조현 남쪽 5리에 있다. 금귀산 남쪽 산기슭이다. 신라 처사 박유가 세상을 피해 이곳에 살았다. (중략) 후세 사람들이 그대로 박유산이라고 불렀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를 통해 박유가 살았던 것에서 산 지명이 유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대동지지(거창), 경상도읍지(거창)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광여도(거창)에 지차리면 북쪽의 산으로, 해동지도(거창)에는 금귀산봉대에서 산줄기가 남쪽으로 이어져 박유산이 되는 것으로 묘사된 것을 비롯해 동여도(183), 지승(거창) 등 조선 후기 대부분의 지도에 박유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거창군사에 의하면 산은 화룡산(華龍山,火龍山)이라고도 하였는데 이것은 풍수지리상 가조분지의 남쪽에 자리해 '불의 산'으로 본 것이라고 한다.

거창은 전북 무주 장수, 경북 김천 성주와 접한 경남의 서쪽 가장 구석진 곳에 있다. 삼도의 경계를 이루는 곳인 만큼 산세가 높고 거칠다. 특히 광주대구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가조면은 1000를 넘나드는 높은 산이 넓은 들판을 둘러싼 독특한 지형을 보여준다. 가조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북서쪽에는 금귀봉(837)과 보해산(911.5), 북쪽으로는 가북면 뒤로 멀리 수도산(1317)과 단지봉(1327), 북동쪽으로는 우두산(1046)과 의상봉(1032), 여기서 동쪽으로 비계산(1131)이 이어진다. 또 고속도로를 건너 남동쪽으로는 두무산(1034)과 오도산(1134) 능선이 이어지고 그 앞쪽으로는 미녀봉(930)과 숙성산(899) 능선이 연결된다. 여러 산이 이어지며 사방을 둘러싸 사발 모양을 이룬 분지 지형에서 빠트릴 수 없는 퍼즐 한 조각이 남서쪽의 박유산이다.

거창 박유산(朴儒山·712)은 신라말 선비 박유가 바뀐 왕조의 부름을 마다하고 은거해 지내던 곳이라 해서 그의 이름이 붙었다. 박유산은 높이로는 가조면을 둘러싼 산 가운데 막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막내라서 좋은 점이 있는데 이름 높은 이웃 산들을 한꺼번에 시야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조면을 둘러싼 병풍 같은 산세는 그 병풍을 이루는 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박유산은 가조면을 둘러싼 산들을 바라보는 최고의 조망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박유산을 답사한 지난 11000이상의 봉우리에는 하루 전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어 특별한 풍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주변 산 가운데 가장 낮다고 박유산이 만만한 산은 아니다. 주변 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을 뿐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멀리서 바라보면 뾰족한 삼각형으로 보이는 박유산 정상부까지 산행을 하면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도 몸에 열이 후끈 난다. 산길에서 땀 흘리는 재미와 시원한 조망의 즐거움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산행의 시점이자 종점인 동례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동례마을 표지석을 지나 100정도 올라가면 동례마을회관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 개울 옆으로 난 길을 50~60가서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올라간다. 곧바로 오른쪽에 고속도로와 박유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콘크리트 길 사거리를 지나 다음번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고속도로 굴다리로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면 주변 산군이 더욱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곧바로 다시 한번 굴다리를 지난다. 두 번째 굴다리를 벗어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 올라간다. 버리내소류지를 지나면 곧 콘크리트 포장이 끝나고 흙길이 이어진다.
4, 5분 올라가 새로 가꾼 묘역을 지나면 곧 길이 좁아진다. 다시 5분 정도 두어 군데 갈림길을 지나쳐 직진해서 오르다가 Y자 갈림길에서는 완만하게 내려가는 왼쪽 넓은 길로 간다. 이정표가 없어 헷갈리는데 입구 양쪽에 시그널을 달아두었다. 혹시 갈림길 입구를 놓치고 직진해서 가면 석물이 있는 신씨 묘가 나오니 참조하면 된다. 길은 곧 오르막으로 바뀐다. 10분 정도 가면 능선에 올라서고 곧 경사가 가팔라진다. 큼지막한 바위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어 전망바위가 보이는 방향으로 간다. 길을 벗어나 관목을 헤치며 전망바위로 올라서면 박유산 최고의 조망이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멀리 수도산~가야산 능선이 이어지고 가까이는 가조면과 주변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산길로 돌아가 잠시 오르면 능선 삼거리다. 왼쪽으로 꺾어 계속해서 급경사를 오른다. 소나무가 많아 경사는 가팔라도 걷기는 한결 수월하다. 뒤로 거창읍 시가지와 멀리 향적봉과 남덕유산 등 흰 눈에 덮인 덕유산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누운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15분 정도 급경사를 오르면 박유산 정상에 선다. 정상의 가운데는 푹 꺼져 있고 가조면 방향에 거창군이 세운 가조 5경 박유산안내판이 서 있다. 북쪽과 동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고 서쪽으로도 나무 사이로 거창읍이 바라보인다. 특히 정상에서는 우두산과 비계산 능선 너머로 가야산 정상이 살짝 보인다.
하산하는 길은 안내판 맞은편 삼각점을 지나 이어진다. 내려가는 길 초입은 정상 직전의 오르막처럼 급경사다. 하지만 곧 소나무 숲속으로 걷기 편한 길이 이어진다. 막판 짧은 급경사를 내려가면 콘크리트 임도가 지나는 고개인 달분재다. 왼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안금마을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 안금 버스정류장에서 왼쪽으로 꺾어 굴다리를 지나면 중촌·평지마을을 지나 동례마을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