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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유익한 자료실

삼계탕 모음

 

 

 

삼계탕 모음

 

초복이랍니다.

소서 지난 지 꼭 일주일만이군요.

장맛비가 아니라 폭우 내린 다음이어서인지

더위는 한풀 꺽인듯한데. 

그래도 일 년에 딱 세 번 밖에 없는 복날 중 하루이니

님들 그냥 넘길 수 있남?

복(伏) 덕(德) 인지 화(禍)인지

삼 세 번의 복으로 이승 하직하는

꼬꼬댁과 멍멍족  한숨이

태풍 되어 불어오는 듯 하는 군

원래 열기 많아 더위 참기 힘든 짐승들인데

복에 더위 핑계 몸보신 하려는 인간에게 몸 바치는

저들 맴은 워떨까?

 

하기사 요즘은 복 철 뿐 아니라

일 년 365일 사시사철 먹고잡을 때 핑계 삼아 먹는다 하여

사철탕이라 하지 않던가?

 

꼬꼬댁을 살펴보자.

복날은 불문가지고 살 뺀다고 가슴 달라하지

근육 만든다고 가슴 달라하지

부드러운 맛으로 인해 또 가슴 달래지....

어디 그 가슴 열인들 남아 나겄슈?

그래서 꼬꼬댁 브래지어 안하나?

그래 이왕 몸 바칠 양이거든

불평 원망 따위는 접어 두거라. 

 

어디 원망 한다 너 살 길 보이며

불평 한다 너 대신 할 다른 짐승 찾겠니? 

 

그저 고분고분 뜨거운 물에

낙화암 삼천궁녀 뛰어들 듯 하지는 못하더라도

 

털 모두 뽑힌 채 벌거벗은 흉측한 모습으로

가마솥이던 뚝배기 속 떠날 요령은 접어 두거라.

 

인삼 야릇한 자태로 깨끗이 목욕하고 널 찾거든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살며시 품을 일이며

밤, 대추 고운 모습으로 그 뒤 따라 종종 걸음으로 따르거든

야박스레 문적박대 말고 따뜻한 네 가슴에 품으렴. 

 

그래도 속이 허하거든 찹쌀 한웅큼 배에 넣고

개운하게 마늘 몇 쪽 통으로 삼키고 나면 한결 든든할 게다.

뜨겁다 참을성 없이 촐싹거리지 말고 1시간 남짓 참아내면

네 뽀얀 살 속 인삼과 밤, 대추

그리고 찹쌀과 마늘은 너를 빛나게 하는 조연으로

네 진가를 발휘시킬 것이다.

네 후계(後鷄)들에게  이르기를

이 일은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오직 너희들만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가르치고 전수 하거라.

하여 내년 복에는 솥 속이나 뚝배기 속에서 스스로 돌아눕는

기특한 비법 보여주고

더운 물에 미리 몸 담았다가 털마저도 너 혼자 뽑아버리는

절대 지존의 복계(伏鷄) 되어라.

계(鷄) 집(族) 너희들 모두 알아 들었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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